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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

기억이란 외부세계의 감각입력이다.

by 착한부자 Jun 2022. 9. 27.

 

 

기억이란 뇌 작용은 외부 세계의 감각입력을 뇌가 선별적으로 받아들여 세계상을 만드는 과정이다. 

 

보고 듣는 감각입력의 극히 일부만이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 감각입력의 홍수 속에서 자극의 일부가 지각되고 지각된 정보에서 새롭고 중요한 내용에 주의를 집중하게 되어 작업기억이 작동한다. 반복된 작업기억의 활성 패턴이 대뇌피질에 남아 장기기억이 된다. 감각입력 처리 과정에서 지각의 범주화가 일어나고, 범주화된 지각정보가 해마로 입력되어 잠시 저장되었다가 대뇌피질로 이동하여 장기기억으로 전환된다. 그래서 기억의 출발점은 해마의 신경세포다. 

인간 기억은 신경세포라는 진핵세포의 생존의 몸부림이다. 생각하고 움직이는 매 순간 소뇌의 퓨키네세포, 척수의 운동세포, 해마의 과립세포가 돌기를 뻗는다. 동물의 신경계는 서로 연결하려고 원형질막의 일부를 뻗어내는 독립된 진핵세포의 집합이다. 신경세포는 주위의 세포와 만나서 시냅스로 접속하는데, 접속은 신경세포의 생존에 필수조건이다. 

동물의 신경세포는 무한한 접속의 연결망을 만들어 자연에서 입력되는 외부 자극을 뇌 속으로 내부화한다. 신경세포들이 만드는 세계상은 꿈, 각성, 감정, 기억, 언어, 의식, 초월적 일체 상태가 된다. 뇌 작용은 신경세포가 발아하는 세포 돌기의 생성과 소멸 과정이며, 신경세포의 유전자 발현과 단백질의 상호작용이다. 신경핵과 신경연결로의 명칭을 기억해야만 뇌의 구조와 기능을 공부할 수 있다.익숙하지 않은 과학 분야를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은 핵심 용어를 철저히 의식적으로 반복해서 단순한 기억이 아닌 습관화된 절차기억으로 만드는 것이다.핵심용어는 그 분야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개념을 담고 있기 때문에 핵심용어가 신체의 일부처럼 느껴지면 그 분야의 공부는 습관적 자동 반응으로 항상 진행된다.

기억 분류에서는 감각기억과 작업기억을 단기기억으로 분류한다. 작업기억은 뇌과학에서 중요하다.

왜냐하면 작업기억은 의식의 핵심요소이며, 현재의 심적 상태가 바로 작업기억이기 때문이다. 

작업기억은 우리의 현재 그 자체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도로 상황을 고려하여 매 순간 운전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작업기억 능력 덕분이다. 장기기억은 저장 능력이 거의 무한대임이 밝혀졌지만 작업기억의 능력은 제한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한 순간에 한가지 생각만 할수 있다. 꿈에서는 작업기억이 동작하지 않기 때문에 산수 계산과 논리적 사고를 동시에 할 수 없다. 17 더하기 15를 암산하는 과정에서는 12가 생겨서 10단위 하나를 나중에 추가로 합쳐야 하고 잠시 동안은 12을 기억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바로 작업기억이다. 

작업기억의 용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잠시 기억하는 항목 역시 제한적이다. 작업기억은 배외측전전두엽의 주요역할인데, 꿈에서는 배외칙전전두엽이 거의 작동하지 않아서 꿈에는 논리적 내용이 거의 없다.

창의적 사고에 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지만, 작업기억의 용량을 확장하는 것이 창의적 사고력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일수 있다. 전문가는 장기기억을 작업기억처럼 사용하는 사람이다. 비유하자면 장기기억은 은행에 저금된 전 재산이고, 작업기억은 지갑에 있는 현금이다. 오랫동안 학습한 장기기억을 즉시 인출하여 사고에 반영할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전문가다. 창의성은 장기기억을 다양하고 새롭게 조합하는 과정에서 생기며, 기억 조합의 다양성은 기억된 정보의 양에 비례한다. 다양한 장기기억을 작업기억처럼 사용하는 사람이 바로 전문가들이다.

 


장기기억은 서술기억과 암묵기억으로 구분되며, 암묵기억은 다시 절차기억, 점화기억, 연합학습, 비연합학습으로 구별된다. 절차기억은 기술과 습관처럼 순서화된 근육운동으로 선조체에 그 순서가 저장된다. 점화기억은 기억 인출 단서를 제시했을때 기억을 쉽게 떠오르게 하는 작용으로, 대뇌신피질에서 그 현상이 일어난다.

 

연합학습은 연합하는 대상에 따라 고전적 조건반사와 도구적 조건반사로 구분되는데, 고전적 조건반사는 파블로프의 개 먹이 주기 실험에서 확인 된 종소리와 먹이의 연합이다. 먹이는 본능이 결정하는 무조건 자극(unconditioned stimulus)이고 먹이와 동시에 주어지는 종소리는 조건 자극(conditioned stumulus)이 된다.
고전적 조건반사는 편도체에서 공포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무조건 자극과 조건 자극이 연합되어 형성된다. 신경회로에서 연합이 형성되면 무조건 자극없이 조건 자극만 제시되어도 동물은 행동하여, 개는 종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리게 된다. 

도구적 조건화는 동물이 우연한 행동이 결과로 좋은 자극을 받게 되면 그 자극을 반복하는 반사행동이다. 쥐가 실험상자에서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스위치를 누르게 되어 설탕물이 나온다면, 그 쥐는 자신의 행동과 결과를 연합하게 되어 계속해서 스위치를 누르는 행동을 하게 된다. 스위치라는 도구를 매개해서 행동의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도구적 조건화라고 한다. 인간과 동물은 보상을 받는 행동은 반복한다. 이 현상은 거의 예외 없이 작용하여 법칙에 가깝기 때문에 '효과의 법칙(Law of effect)'이라 한다. 인간의 대뇌신피질은 '효과의 법칙'의 결과를 기억하여 잊지 않는다. 행동과 결과를 연합하는 신경 작용 덕에 동물은 스스로 생존에 도움이 되는 행동만을 선택해서 할 수 있다. 연합학습은 '함께 발화하면 함께 묶인다.'는 신경 시스템의 본질적 기능에 근거한다. 그래서 대뇌피질 연합영역 신경세포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다중으로 연결되어 그물망 형태의 신경회로를 형성한다. 하나의 신경세포가 흥분하면 연결된 다수의 신경세포들이 발화하게 되어 흥분의 물결이 여러 방향으로 전파된다. 

대뇌신피질의 중요한 특성은 자극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흥분한 신경세포들끼리 서로 연결하는 것인데, 이러한 연결된 신경세포의 흥분 패턴이 바로 기억의 실체다.
피질영역에 따라서 처리되는 기억이 달라진다. 대뇌피질의 앞쪽 영역인 전전두엽의 작업기억과 의미기억에 관련되며, 대뇌피질 아래의 커다란 신경핵인 선조체는 반복운동으로 습관화된 절차기억을 생성하고, 해마는 맥락적 사건기억을 부호화하고 인출하는데 관련된다. 의미기억은 연합피질의 사실기억에서 기억의 탈맥락화와 재구성 과정이 반복되면서 형성되는 기억이다. 세부 내용이 풍부한 일화기억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공통 패턴이 남아서 단단한 의미기억을 만든다.사물과 사건에 대한 의미기억은 견고한 만큼 평생 망각되지 않고 작동하다.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에는 기억 상실이 약하게 진행되다가 치매가 심해지면 사물의 의미를 잊어버리며 자기 인식, 옷 입기, 배변 처리를 차례로 망각하게 된다.

치매가 진행되면서 상실되는 기억의 순서는 유아 시절 획득한 기억의 역순이다. 치매 노인은 서서히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신념기억은 주로 종교와 정서적 체험에서 형성되며 정서적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기억이다. 신념에 반대되는 증거가 쌓여가도 쉽게 변화되지 않는 기억이므로 새로운 학습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신념기억이 너무 강하게 작용하면 인지부조화 현상이 생긴다. 자신의 신념에 반대되는 상황을 만났을때 생기는 인식의 혼란이 인지부조화다. 반면에 학습기억은 새로운 증거를 발견하면 기존의 생각을 바꾼다. 그래서 자연과학 공부는 대부분 학습기억이며, 스스로 변해가는 능력은 학습기억에 나온다. 절차기억과 신념기억, 그리고 학습기억의 상대적 비율은 나이에 따라 변화한다. 청소년기에는 학습기억이 우세하지만, 어른이 되어서 계속 새로운 학습을 하지 않으면 변화하지 않는 신념기억의 비율이 높아져서 융통성과 창의성이 부족한 고지식한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