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체는 조건화된 감정 학습을 한다.
동물의 눈에 압축 공기를 분사하고 동시에 소리 자극을 제시하면 두 자극이 연합하여 소리만 울려도 눈을 깜박이는 공포반응을 학습하게 된다. 위협적인 자극에 대한 회피동작은 동물의 생존에 필수적인 반사 동작이다. 편도체는 시상하부와 연결되어 공포 자극에 반응하는 행동을 만든다. 시상하부는 자율신경의 조절충추로 뇌하수체 전엽의 호르몬 방출시스템과 연계하여 부신피질의 코르티졸 분비를 촉진한다. 그리고 시상하부는 뇌간의 그물형성체를 자극하며, 뇌간의 그물형성체는 상행활성계(ascending alerting system)를 통해서 대뇌피질을 각성 상태로 만들고 척수신경을 조절하여 운동을 정교하게 조절한다. 편도체의 공포 반응은 운동을 촉발하는데, 동물은 그 덕에 위험에서 신속히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편도체는 그러한 위협적인 상황을 기억하여 나중에 비슷한 상황을 만났을때 회피반응을 일으킨다.
생존에 중요한 사건에 대한 감정반응은 편도체에서 처리하며, 사건의 내용은 해마에서 신경회로의 흥분 패턴으로 잠시 저장되었다가 잠자는 동안 대뇌피질로 이동하여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 일화기억에는 기억의 부호화, 공고화, 저장, 인출의 네 단계 과정이 있다. 해마에서는 부호화, 공고화, 인출과정이 전전두엽과 상호작용으로 진행되며, 일화기억은 대뇌 감각연합피질에서 저장된다.
새로운 기억은 유사한 이전의 기억에 결합한다.
이전 기억이 전혀 없는 사람은 이름과 지명 같은 고유명사를 기억하는데 무척 힘들어한다. 고유명사는 그 이름과 결부된 존재만 지칭할 뿐 다른 내용과 연결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고유명사는 함축적이지 않다. 그래서 고유명사와 영어 단어를 기억하는 방법은 오로지 반복적 암송뿐이다. 기억이 전혀 없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공부하는 과정은 일화기억보다는 반복을 통해 익숙해지는 절차기억에 가깝다. 사전 기억이 풍부한 전문가는 해당 분야의 새로운 정보를 기존 기억에 다중으로 결합하여 더 빠르게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기억된 정보가 많을수록 그 분야의 새로운 지식을 획득하기가 쉬워진다.
반대로 어떤 분야의 지식이 거의 없을경우 그 분야의 기초적인 지식조차 기억하기가 무척 힘들다.
이러한 현상은 기억의 저장이 이전 기억에 결합하는 과정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전 기억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새로운 학습은 거의 가능하지 않다. 물리학과 수학의 기초가 없는 사람이 긴 시간동안 양자역학 교과서를 본다 해도 기억에 남는 지식은 거의 없다.
기억 인출을 촉발하는 자극은 감각, 기억, 목적의식 세 가지다. 감각에 의해 기억이 인출되는 과정에서 감각은 기억을 촉발하는 단서로 작용한다. 감각 단서로 기억이 인출되는 과정을 <재인>이라 한다.
재인 과정은 즉각적이고 빈번하게 기억을 반영하기 때문에 재인과정은 우리에게 단지 '친숙함'으로 느껴질 뿐이다.
단서에 의한 촉발작용으로 기억이 인출되는 현상을 회상이라 하는데. 회상에는 해마가 관련된다. 기억에 의해 다른 기억이 인출되는 과정이 바로 우리의 생각이다.
상상을 하거나 연속된 사고를 할 때 우리는 기억을 지속적으로 인출하기 때문에 기억의 연쇄에 의한 의식의 흐름이 생긴다. 회상으로 기억을 꺼내는 과정은 해마가 기억 흔적을 더듬는 과정이다. 목적의식에 의해 기억이 촉발되는 과정은 욕구와 의도를 동반한 기억 인출이며, 목적 달성을 위한 계획 과정에 반영되는 기억의 인출이다. 감정과 느낌은 대뇌피질의 각성을 일으키며 의식을 집중하게 만드는데, 감정적 과정에서 일어나는 세부상황이 장기기억으로 전환된다.
감정자극으로 편도체에서 분비되는 노르에피네피린이 해마에 작용하여 기억을 굳히는 공고화 과정이 일어난다. 공고화 과정은 신경세포 핵에서 DNA에 존재하는 유전자의 작용으로 단백질 합성이 시작되며, 생성된 단백질이 기억을 촉진하는 이온채널을 만든다.
기록에 따르면, 중세 유럽에서는 귀족 가문이 중요한 회의를 할때 동네 어린아이를 참석시켜, 회의과정을 보게 한 후 그 아이를 강물에 던졌다가 다시 꺼내는 풍습이 있었다. 강물에 빠진 어린아이의 편도체에서는 놀람반응으로 노르에피네피린이 폭발적으로 분출해 편도체와 연결된 해마에 영향을 준다.
중요한 회의 과정을 지켜본 아이의 해마 기억회로는 편도체에서 분비된 노르에피네피린의 작용으로 일생동안 회의 장면을 생생히 기억한다. 장기기억은 시냅스 이온채널이 새롭게 삽입되는 과정이며, 기억이라는 뇌 현상은 생명 정보의 핵심인 DNA에서 단백질을 지정하는 영역인 유전자의 전사와 번역 과정과 연계된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편도체 : 위협적인 상황을 기억하여 나중에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회피 반응을 일으킨다.
사건의 감정 반응 ⟶편도체에서 처리
사건의 내용⟶해마에서 잠시 저장⟶잠자는 동안 대뇌피질로 이동하여 장기기억으로 저장
편도체에서 분비되는 노르에피네피린이 해마에 작용하여 기억을 굳히는 공고화 과정이 일어난다.
일화기억의 4단계 : 기억의 부호화 ⟶ 공고화⟶저장⟶인출
부화화, 공고화, 인출 과정⟶전전두엽과 해마의 상호작용으로 진행
일화기억은 대뇌 감각연합피질에서 저장된다
'기억의 저장'⟶이전 기억에 결합하는 과정 그 자체
이전 기억이 존재하지 않은 경우 새로운 학습은 반복적 절차기억으로 학습
기억 인출을 촉발하는 자극은 감각, 기억, 목적의식 세가지이다.
뇌간 그물 형성체 : 상행 ⟶ 의식조절, 하행⟶운동조절
일화기억은 부호화, 저장, 공고화, 회상의 네 단계로 구성되는 해마와 대뇌신피질의 상호작용에서 생성된다. 부호화는 신경세포의 전압펄스의 작용으로 중요한 감각 자극을 기록하는 과정이다. 컴퓨터 자판에서 'A'를 치면 그에 해당하는 0과 1의 이진수 숫자 조합이 부호화된다. 신경 흥분도 디지털 전압펄스로 감각입력을 부호화한다. 기억 저장은 여러 단계를 거치는 신경세포의 흥분과정이다. 의미 있고 특별한 경험 내용은 해마에서 부호화된 후 대뇌피질에 저장된다. 해마에서 형성된 일화기억이 대뇌피질로 전달되어 장기기억으로 되는 과정은 아직 연구중이다. 그런데 잠자는 동안 기억이 해마에서 대뇌피질로 이동한다는 증거가 계속 밝혀지고 있다. 쥐가 수면동안 신경세포에서 생성된 베타 아밀로드이드라는 치매 관련 물질을 뇌척수액이 씻어내는 과정이 촬영되었다.
이 논문은 <사이언스> 10대 논문에 선정되었다. 서파수면동안 해마 관련 일화기억이 대뇌피질로 전달되어 기존기억과 연결되며, 렘수면동안 신피질에서 절차기억이 공고해진다.
기억이라는 뇌 현상의 주요무대는 대뇌피질과 해마다. 이 두 영역이 기억을 처리하는 양상은 다르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해마 : 특별함을 기억, 기억간 간섭을 억제, 패턴 분리 ⟶신속하고 자동적인 기억처리
신피질 : 일반성을 파악, 경험의 축적, 패턴 중복 ⟶느리고 과제 수행을 기억
특별한 것은 새롭거나 중요하다. 처음보는 새로운 장면은 신속하고 노력없이 자동적으로 기억된다. 이것이 일화기억의 특징이다. 책을 통해서 학습하는 기억은 대부분 의미기억이다. 의미기억은 직접 경험되는 것이 아닌 주로 언어로 표현되는 상징이어서 기억하기 어렵다. 일상생활의 대부분은 기억되지 않지만 새로운 사건은 즉시 기억된다. 이런 기억을 일화기억 혹은 사건기억이라 한다.
'뇌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의 존재는 우리의 신경계가 만든 내면의 표상 (0) | 2022.09.28 |
---|---|
기억의 본질은 패턴의 서열 (20) | 2022.09.28 |
꿈과 동물과 기억상실증 환자는 어쩌면 영원한 현재적 존재일 수 있다. (0) | 2022.09.27 |
기억이란 외부세계의 감각입력이다. (0) | 2022.09.27 |
의미기억과 일화기억 (0) | 2022.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