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뇌 과학

뇌의 대칭구조

by 착한부자 Jun 2022. 9. 21.

 

1. 대칭성을 찾으면 자연은 본래 모습을 드러낸다.

 

기억의 첫째 법칙은 대칭화다. 구름과 바위같은 자연에서 대칭성을 찾아내기는 어렵다. 

바람에 흩어지는 구름처럼 자연현상은 변화의 형태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지식의 내용이 구름과 바람처럼 일정한 형태나 방향없이 스쳐지나가기만 한다면 지식은 기억되지 않는다.

애매한 정보를 기억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방식이 바로 대칭화다. 인간 크기의 규모에서는 식물, 구름, 바위가 전혀 대칭구조가 아니다. 그러나 세포안의 생체분자나 바위의 결정구조는 대칭이다. 물, 공기, 동식물 모두 분자수준에서는 대칭성이 확실하게 보인다.

 

단백질, 포도당, 지방산도 거대 분자이며 일정한 구조를 가진다. 세포의 작용을 생화학적으로 설명하는 세포생물학에서는 세포의 구조가 핵심인데, 세포의 구조는 유동성 있는 막으로 되어있어 계속 변화할수 있다. 

특히 신경세포의 원형질막은 무수한 돌기와 가지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일정한 형태의 신경세포를 그려볼 시도를 하지 않는다.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구조를 하나의 대칭구조로 정리하면, 그 분야의 애매했던 지식이 명확해진다.

분산적으로 전개되는 사건에서 핵심사건의 줄거리를 인과순서에 따라 나열해보면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듯이,

세포의 생화학 작용역시 단백질 상호작용을 대칭구조의 도표로 정리하면 그 전체과정이 드러난다.

 

입자물리학은 대칭성을 찾는 학문인데, 그에 따르면 빅뱅 우주론과  우주의 네가지 힘의 출현은 대칭과 대칭붕괴의 이야기다. 생물학과 역사학에서 배운 내용 혹은 그 상호관계 도표를 대칭구조의 그림으로 그려보자. 

대칭 구조는 대칭축을 중심으로 반쪽만 보아도 전체를 정확히 알수 있다. 그래서 대칭화는 정보를 줄이지 않고,

쉽고 빠르게 기억하는 방법이며 나아가 단순히 기억을 돕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자연법칙을 밝혀내는 공부방법이다.

 

대칭구조를 가지는 문장은 오래 기억된다. 그래서 하나의 단어를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대칭적 의미를 가지는 두 단어는 기억하기 쉽다. 곡선으로 된 부정형의 도형은 정확히 기억해내기 어렵지만 대칭적인 직사각형은 쉽게 기억된다.

다양한 형태의 벽돌로는 높은 건물을 짓기 어렵지만 일정한 대칭구조의 벽돌로는 고층 빌딩도 지을수 있다.

마찬가지로 대칭성이 부족한 지식은 서로 연결되어 고차적인 지식구조를 형성하기 어렵다. 아름다운 얼굴은 대칭적인 얼굴이며 인간이 느끼는 아름다움의 바탕에는 대칭성이 존재한다. 사물의 형태가 대칭이면 머릿속으로 그 사물을 쌓아서 다양한 입체구조를 쉽게 만들어낼수 있다.

 

석회암은 쉽게 원기둥과 직육면체로 만들수 있다. 그래서 원기둥과 직육면체 판들로 건물과 도로를 만들어낸 그리스와

로마에서 과학과 서양문명이 시작된것은 우연이 아니다. 대칭구조로 된 생활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자연히 건물구조의 대칭성에 따라 기하학적 논리를 내면화하게 된다. 기하학에서 시작된 논리와 논증의 엄밀성은 대칭구조가 가져다준 선물이다.

 

반면에 동아시아는 화강암 기반 문화이다. 약산성인 빗물에 화강암의 구성성분인 장석이 용해된다.

석영, 장석, 운모로 구성된 화강암은 장석이 녹아 빠져나오면 석영과 운모는 흩어지고 석영은 빗물에 운반되어 강변과 바닷가의 모래가 된다. 빗물에 녹아 흘러나온 장석은 유기물과 합쳐지고 공기가 통하면서 흙이 된다. 유기물로 비옥해진 흙은 논밭의 토양이 되어 비옥한 농경지를 만든다. 중국의 정주 농경문화는 화강암 기반의 문화로 비옥한 토양덕분에 잉여 농산물이 생기고, 그렇게 발생한 사유재산을 바탕으로 중앙집권화된 고대국가가 출현한 것이다.

 

화강암은 원기둥과 직육면체를 만들기가 대리석보다 더 어렵다. 그래서 화강암으로 된 기하학적 구조가 등장하기 어려웠다. 다양한 학문에서 유독 과학만 서양이 주도권을 갖게 된 이유는 석회암 건축물의 대칭성 구족에서 찾을수 있다. 사물의 단위성, 조작성, 교환 가능성은 모두 대칭성 구조를 갖는 사물의 모듈성에서 출발한다. 대칭적 구조는 단순 명료하기 때문에 기억하기 쉽다. 그래서 기억의 지름길은 형태와 의미에서 대칭성을 찾아내는 훈련에 있다.

대칭성이 숨겨져 보이지 않으면 대칭성을 찾아내자. 그러면 자연은 본래 모습을드러낸다.

 

 

대칭화에 이어서 기억의 둘째 법칙은 <모듈화>다. 

공부한 내용을 하나의 단일한 지식으로 저장하는 방식이 모듈화다. 모듈화된 기억은 물병에 든 물처럼, 흩어져 증발하지 않는다. 그래서 망각되지 않는다. 망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기억은 인간이 획득한 놀라운 능력이다. 동물은 거의 기억하지 않는다. 인간도 입력되는 정보의 대부분을 곧장 잊는다. 그러나 기억이 모듈화되면 병에 담긴 물처럼 저장하고 전달하고 조작할수 있게 된다. 즉 기억이 망각되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되어 회상될수 있다. 

기억의 모듈화는 학습한 내용을 잘 결합하여 단단한 의미의 덩어리로 전환하는 과정이며 의미로 분류되어 모듈화된 기억은 레고 블록처럼 다양하게 결합할수 있다. 인간의 집단적 기억이 역사와 문화를 만들고 자동차와 비행기를 만든 바탕에는 모듈화된 기억이 존재한다. 기억할 만한 정보를 대칭구조를 바꾸고 모듈화하여 일정한 형태를 갖게 하면 기억하기가 쉬워지고 오래 유지된다.

 

작업 기억(working memory) 은 일시적으로 처리할수 있는 정보의 덩어리가 대략 일곱개 미만으로 용량에 제한이 있다.

정보의 개수는 일곱개로 제한되지만 개별 정보의 크기는 제한되지 않는다. 

작업기억을 장기기억의 인출단서로 사용하면 정보의 개수는 제한적이지만 개별정보의 크기를 크게 증가시킬수 있다.

즉 장기기억을 작업기억처럼 사용할수 있다. 지갑에 든 현금이 작업기억이라면 은행에 저축된 큰돈은 장기기억이 된다. 

은행에 저축해둔 수억원의 돈을 현금처럼 사용할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전문가다. 

전문가는 대규모의 장기기억을 즉시 작동되는 작업기억으로 활용할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는 어떤 현상을 다양한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분석할수 있다. 이러한 기억활용의 확장성을 장기작업기억이라 하는데 이는 장기기억과 작업기억의 즉각적 연결에서나온다. 즉 작업기억 구성요소의 개수는 제한적이지만 각각의 기억 단위인 기억 모듈의 크기는 제한이 없다. 그래서 기억모듈의 크기는 인출되는 장기기억의 크기이며 그 크기는 개인마다 다르다.

 

2. 척추동물 뇌의 기본패턴은 좌우 대칭이다.

 

새로운 공부를 할때 그 분양의 핵심패턴을 발견하면 속도가 빨라진다. 척축동물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어류, 파충류, 포유류를 관통하는 신경계의 공동패턴을 찾아보면 인간 뇌구조의 기본패턴이 보인다. 모든 척추동물에게 적용되는 일반화된 척추동물 뇌의 기본형태는 좌우대칭구조다. 척수와 대뇌구조로 동물 몸의 형태를 어느정도 예측할수 있는것은 척수신경이 근육속으로 신경가지를 내며 근육의 몸의 구조를 결정하는 팔, 다리 , 척추뼈에 부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척추동물의 구조를 세부분으로 나누어 척수(spinal cord) 와 뇌간(brain stem), 그리고 대뇌피질(cerebral cortex) 순서로 그려보면 어류에서 인간에 이르는 5억년의 진화과정이 몸형태 변화에 새겨져 있음을 알수 있다.

 

어류 바로 이전 단계의 생물인 창고기는 두삭동물로 머리가 없으며 신경계는 척삭이 먼저 출현하고 척삭에 의해 유도된 척수가 척삭 등쪽에 척삭과 평행한 구조로 뻗어있다. 척추동물에서는 유생단계부터 척삭이 사라지고 척수주위에 척추가 쌓여 기둥형태가 된다.

 

척추동물의 몸 형태에는 대칭성, 모듈성, 극성의 세가지 특징이 있다. 좌우 대칭은 척추동물 몸형태의 기본패턴이다. 

모듈성은 척추 마디에 따라 연속된 형태로 몸의 형태가 구성된것을 말한다. 몸의 체절은 경추, 흉추, 요추, 천추의 31개 척추뼈로 구분되어 동전을 포갠것처럼 구성된다. 각각의 모듈에서는 피부와 신경, 근육조직이 하나의 단위를 이루어 구분된다. 환형동물인 지렁이는 체절마다 독립적으로 움직임을 생성한다. 척추동물 몸설계의 극성은 팔과 다리의 구성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팔의 경우 윗팔, 아래팔, 손가락 순서로 근육운동이 전달되는 방향이 정해지는데, 이것이 바로 극성이다. 

 

척추동물의 전형적인 몸구성이 그림 1-1에 나타나 있다. 

이 그림을 세영역으로 구분해서 그리면 척추동물의 진화적 특징을 느껴볼수가 있다. 

이 그림을 세단계로 나누어 그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척수중심관과 척수를 독립된 한의 그림으로 먼저 그린다.

둘째, 외측뇌실, 제3뇌실, 제4뇌실 중심으로 대뇌피질을 그린다. 대뇌피질에서 돌출된 후각망울, 망막, 뇌신경가지를 차례로 그린다.

셋째, 척수와 대뇌의 두그림을 연결하여 전체 중추신경을 완성하고 머리뼈와 척추뼈로 중추신경을 둘러싼다.

중추신경계를 그린다음 말초신경인 뇌신경과 척수신경 가지가 뼈사이로 빠져 나오게 하며 피부로 머리뼈와 척추뼈를 둘러싸서 몸전체 윤곽을 그린다. 이 그림의 묘미는 척수와 대뇌가 융합되면서 척추동물의 전형적인 몸형태가 완성되는 과정에 있다.

왜냐하면 척추동물 이전 단계인 두삭동물 창고기는 뼈로 보호된 신경세포의 집합체인 머리가 출현하지 않았으며 척추동물부터 머리가 출현하기 때문이다. 척추동물은 척삭동물에서 진화했다. 척삭동물인 창고기는 성체가 되어도 척삭이 존재하지만 인간은 태아 발생기에 척삭이 존재했다가 태어나서 사라지며 척삭에 의해 유도된 척수가 중추신경계를 형성한다.

 

척삭의 일부는 척추뼈 사이에서 남아서 추간판이 된다. 척추동물인 인간은 척삭동물의 척추뼈사이에 지니고 있다. 

척삭동물에는 두삭동물인 창고기, 미삭동물인 멍게가 있으며 모두 두개골이 진화되기 전 단계이다.

 

척추동물은 신경, 혈관, 근육이 척수 마디마다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체절을 형성한다. 체절은 환형동물에서 출현했는데 환형동물인 지렁이는 체절을 수축하여 아코디언처럼 움직인다. 고생대 석탄기에 양서류는 어류의 지느러미에서 변형된 사지로 물가의 육지를 어기적거리면서 먹이를 찾아다녔고, 폐름기의 파충류는 강한 아래턱과 좀더 직립한 사지로 체형이 변형되었다. 신생대에서 번성한 포유류는 사지의 교번 운동과 척수의 굴곡 운동으로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항온성과 청각의 발달로 밤에도 먹이를 찾아다닐수 있게 된다. 

일반화된 척수동물의 중추신경계 그림을 보면 앞다리와 뒷다리를 제어하는 신경이 길게 뻗어나와 있고, 척수 말단에는 신경섬유가 말총처럼 밀집해 있다. 포유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확장된 대뇌신피질이며 대뇌피질의 돌출된 영역인 망막과 후각망울의 돌기형태는 모든 척추동물의 공통된 특징이다. 척추동물의 두개골은 척수뼈의 변형으로 대뇌피질을 물리적 충격에서 보호하며 두개골에 난 구멍을 통해 뇌신경 가지가 뻗어나와 머리와 얼굴의 피부와 근육, 눈과 귀, 혀와 턱의 근육운동을 만든다. 그림 1-1에서 파란색은 두개골과 척추뼈이며 두개골 사이로 뇌신경과 척추뼈 사이로 척수신경이 나온다. 

일반화된 척추동물 신경계의 그림은 척추동물의진화과정을 순서대로 보여준다. 

 

이 그림은 척수신경, 뇌신경, 대뇌피질의 변화과정을 유추해볼수 있는 뇌 공부의 핵심 그림이다.

 

그림1-1 척추동물의 전형적인 몸 구성